직업

직업 그리고 직장 2 채용 업무 직무

하루한권 2014. 3. 3. 21:24

직업 그리고 직장 2

 

3 5개월, 이전 직장까지 합치면 만 5! 졸업 이후부터 중간에 5개월 쉬고 쭉 계속 월급쟁이 생활을 해왔는데, 점점 한 달에 한번 들어오는 월급에 둔감해 지는 건지, 민감해 지는 건지, 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월급날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방세, 각종 공과금, 적금 등등 쭉 빠져나가면 남는 게 없다. 예전 직장은 2,4,6,8,10 100%, 12 200% 정기 상여에, 기타 잡스런 수당 등이 붙어서 홀수달만 빼면, 그래도 사람답게 살수 있었는데, 지금 직장은 3,6,9,12 100% 이므로.. 가끔 소개팅을 몰아서 몇 번 하고 나면 삶이 고달프다.

 

정말, 고달프다. 정말, 딜레마다. -0-;

 

완전 새로운 업종, 새로운 업무로 바꾸었으니, 경력을 인정 받지 못하는 건 당연했고, 또 업종 평균임금이라는 게 엄연히 존재 하는데, 그 업종들 중에서도 가장 평균 임금이 낮은 무역 쪽을 선택했으니, 내 선택에 대해 누구를 탓하랴... 처음 1~2년은 영어도 잘 못해, 무역용어도 잘 몰라, 회사에서 파는 물건도 잘 몰라, 내가 생각해도 딱히 이 이상 월급을 받을 수는 없겠구나, 하고 부지런히 영어 공부, 아이템 공부를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 3년이 넘어가니깐 대충 돌아가는 것도 알겠고, 아이템도 알겠고, 어떻게 영업을 해야 할 지도 알겠는데, 문제는..

 

몸이, 마음이 게을러 진다. ,.;

 

처음 각오는 분명, ‘그래, 초봉은 박하지만 미친 듯이 일해서 빨리 연봉을 올려야지, 작은 조직인 만큼 내가 열심히 하면 되겠지!’ 라는 다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세상 만사 다 내 마음대로, 내 의지대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만고진리의 고언 앞에 나의 다짐, 의지도 스르륵 무너져 가고 있는 것 같다.

 

굳이 무기력해 지는 이유를 들자면, 업종에 따라 정말 바쁜 곳도 많겠지만, 내가 근무하는 곳은 원료를 주로 다루기 때문에, 그리고 사장님께서 그렇게 보채는 스타일도 아니기 때문에, 가끔은 아니 요즘 들어서는 공무원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계절 별로, 그리고 원료가격의 흐름에 따라서 수요가 변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 꾸준한 수요가 있고, 그 수요를 바탕으로 사장님과 거래처의 끈끈한 유대관계에 기반해 회사의 제품인 원료가 어쨌든 꾸준히 공장에서 돌아가야 하고 돌아가다 보니, 시장의 흐름이 정말 급격한, 핸드폰 같은, 몇 년 만에 1위 업체가 순식간에 시장점유율, 경쟁력을 잃고 앞날을 걱정해야 할 만큼, 그런 급격한 전개는 일어 나지 않을 전통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어쩌다 보니, 내가 선택했던 업종은 모두 급격한 전개가 일어나지 않는 꾸준한, 어떻게 보면 정말 안정적인 비즈니스가 가능한 업종만을 선택, 경험했는데, 인턴을 했던 P사는 내가 일할 때쯤 해서는 후발경쟁업체들의 성장으로 인해서, 독보적인 지위를 많이 잃기는 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영업점을 유지하며, 해외본사로부터의 지시사항 및 규제사항에 맞춰 경쟁력을 유지하는 업체였고, 그래서 해외 본사라는 비빌 언덕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상당히 자유롭고, 널널한 분위기였다. 물론, 난 인턴이었으니깐 HR팀의 직원 분들께서 느낀 그런 책임감이나 업무로 인한 중압감 등은 없었고, 단지 일을 그만 둔 후에, 가끔 개인적으로 뵐 때, 그 때 다른 분들은 힘드셨겠구나, 하고 느낀 정도였을 뿐이다. 또한 1 5개월 일했던 D사는 아직도 품의서에 한문서식이 그대로 사용되고, 안정적으로, 안정적인 비즈니스만, 정말 안정적으로 하는 그런 곳이었고, 더군다나 내가 있던 부서는 여러 사업 중에서도, 안정적이기 그지 없는 사업이었으므로, 내가 회사를 그만 둔 이유 중 하나가, 좀 활기차고, 정말 제대로 된 야근(?)을 하는 그런 곳에서 업무를 열심히 하며, 일을 배워서 젊음을 불태우겠다는 그런 마음가짐과 욕구이기도 했다. , 여튼 그런 마음 가짐으로 필리핀도 갔다 오고,,

 

회사도 찾았는데,,

 

그렇게 N 사를 다시 들어 왔는데,,

 

,,, 그렇다.

 

처음엔 몰랐는데, 요즘은 정말 공무원 같은, 그런 회사를 다니는 것 같다.

 

그래도 가끔, 내가 필요할 때, 내 업무가 밀리면 야근을 하기도 하는데, 예전처럼 6시 땡 하면 업무가 남았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지정된 저녁식당으로 가서 다 같이 식사를 하고, 다시 사무실 복귀 후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팀장님이 퇴근하면, 적당히 퇴근하는 그런 야근은 없다. 단지 업무가 밀리고, 작성해야 할 보고서가 많을 때, 그럴 때 진정 업무가 남아서 하는 야근을 가끔 할 뿐.

 

하지만, 그래도, 업무량이 미친 듯이 많지는 않다. 그래서 공무원 같다. -0-;

 

그래서, 이제는 업무량을 늘려서, 연봉도 좀 올려야 할 텐데, 그래야 소개팅을 연달아 해도 쫄쫄 굶는 일이 없을 텐데,, 쉽지 않다. -0-; 안정적인 만큼, 급격한 성장이 있을 수도 없고, 또 원료이다 보니, 샘플은 여기 저기 업체를 찾아서 넣어도 실제 결과가 나오기 까지는 시간도 걸릴뿐더러, 원료가 바뀐다는 건, 정말 시기적으로 새로운 원료를 그 산업에서 모두가 원하는 그런 때가 온다거나, 아니면 인맥, 안면에 의해서 원료를 바꾸든지, 아니면 정말 우연히 현재의 공급업체가 사업을 접거나 하는 그런 극적(?)인 우연의 연결고리가 없다면, 원료는 절대로 바뀌지 않는 다는 것을, 그래서 꽤나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서서히 깨달아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업종과 업무를 선택하지 않은 사회 초년생 분들께 드리고 싶은 조언은, 업종마다 평균 연봉은 대게는 정해져 있으니 그 몸 담을 업종을 잘 선택하시고, 그 업종 중에서도 업무마다 각각 성장의 한계와 기대치가 다르니, 본인 스스로의 요구사항 및 우선순위를 잘 돌아보시고, 크게는 영업직과 관리직, 연봉과 업무시간(칼퇴) 중 택일하고, 사소하게는 하고 싶은 업무와 남들이 우러러 보는 업무 중 택일, 잘 하셔서 만족하며 자신에게 딱 맞는 업종, 딱 맞는 회사에서 딱 맞는 업무 하며, 딱히 불만 없는 회사동료와 재미있는 회사생활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과 용기를 기르라는 것이다.

 

, 사실 성과금 빵빵 터지는 친구들 이야기 들을 때면, 내가 가는 길이, 내 선택이 제대로 된 것인가 하는 상대적인 좌절에 빠지기도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건 집안이 정말 좀 살만 하다거나, 인성이 부처님, 하느님인 사람이겠지만, 여하튼 내가 단호히 말 할 수 있는 한가지는,,,

 

원료 수입 업체 중에는 업종에 따라 상당히 안정적인 업체도 찾아보면 있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