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낙서/추억

온종일 커피숍에서

하루한권 2015. 2. 5. 18:19

온종일 커피숍에서.

 

3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지만, 아직도 정착 못한채 4년 4개월의 직장생활을 마무리 하고 다시 취업시장에 나옴. 나왔더니, 암울한 취업시장은 역시나임. 혹시나 하고 나왔지만, 나올 때는 그래도 내가 갈곳 많이 있겠지 하고서 나왔지만, 아직도 커피숍에서 온종일 채용공고 클릭 및 업체 검색 중.

 

그래도 2007년 하반기 휴학 후 인사업무 인턴을 구할 때나,

2008년 하반기 마지막 학기에 회사를 알아 볼때나,

2010년 하반기 필리핀 어학연수 후 회사를 구할 때에 비해서,

 

그래도 4년 4개월이라는 경력이, 수입원료 영업이라는 약간의 쌓인 경력 때문에 조금은 마음이 놓인 상태로 구하고는 있지만, 오히려 예전에 비해서 업종과 업무가 어느정도 확정 되었다는 사실이 조금은 안타깝기도 하다. 뒤집으면, 장점이기도 단점이기도 한 부분이지만, 업무내용을 보고 지원을 할 때면, 업종, 직무 연관성에 따라 뻔히 떨어질 것이 확실히 보이는 채용공고에도 "온라인 지원하기"에 살포시 클릭 혹은 조금의 노동을 가해서 직접 이메일 지원을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뻔한 대답.

 

"안타깝게도 ~ 귀하의 ~ 등등등"

 

그래도 2008년 경제위기 때처럼 급작스런 채용한파는 표면적으로는 없는 듯 하지만, 그래도 곰곰히 보면 대기업들의 채용공고 자체는 엄청 줄어 있는 듯 보여서, 그간에 채용시장에 완전히 쪼글어 든 듯이 보인다. 갈수록 인문계는 답이 없어 보이고,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 드는 듯 보이고, 흔히 보이는 채용정보 들에 있는 연봉 수준은, 열정페이 저리가라 할 정도이니..

 

페이스북 돌아다니는 글 들에는, 오바마 신년연설에서, 공화당 관계자들에게 최저임금 현재처럼 받아서 가족부양 한번 해보라고, 최저임금 올려야 된다고, 뭐 다른 내용들도 쏙쏙 눈에 들어왔지만, 유난히 마음에 남았던 그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된 내용이, 대조적으로 한국에서는 정규직 급여가 높다느니 헛소리 나불거리는 것 보면, 아! 나무아미타불 과세음보살 아멘! 한번 더 현 정권이 자리 잡으면, 나도 한번 심각하게 이민을 생각해 봐야 겠다.

 

온 종일 의자에 앉아서 옆테이블 앉는 분들 이야기를 본의 아니게 듣게 되는데, 지금은 옆자리에 부유한 아주머니 두분이서 엄청 부동산 부터 부부동반모임, 자제들 선자리, 등등등 끊임없이 이야기 한다. 아니, 이야기가 아니고, 한 분은 주구장창 쏟아 내고, 한 분은 정말 잘 듣고 있고.. 한 눈에 봐도 토커티브한 아주머닌 인상 자체도 말 많이 하시게 날쌔게, 동그란 뿔태 안경에, 진주 구슬 귀걸이, 검정에나멜 시계, 숏컷트, 목부분이 하늘한 스웨터를 입으신 단거리 선수 같으시다. 마주 앉으신 아주머니는 전통적인 아주머니 굵은 웨이브에, 하늘색 파스텔톤 큰 가방, 요란스럽지 않은 모피 외투, 서글한 인상일 것만 같은 뒷모습이, 인자한 시어머니 될 것 같다. 엄청 이야기를 잘 받아 주신다.

 

끝도 없이, 군데 군데 이케아 이야기, 센텀시티 세놓은 이야기, 이케아에서 침대보 산 이야기, 부부동반 해외여행에 한 아주머니가 망친 이야기-부군께서 골프약속을 잡으셔서 이에 대해서 취소를 요청할 권한이 없다는- 그리고 그로 인한 여행사 취소 위약금 관련 의견 충돌로 누구랑 누구랑 싸웠다는 이야기 등등..

 

오전의 정년퇴임한 듯한 분들의, 깡패 이정재 이야기, 국제시장 영화 이야기 등등에서 느낀 바와는 확실히 다른 아주머니 들의 대화 방식인 듯 하다.

 

흠... 어여, 어여, 다시 채용싸이트로 돌아가야 겠다.

 

오홍~ 신이시여! 나에게 맞는 회사를 주어봐요! ㅎㅎㅎ 다들 화이팅!